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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소개: 《죽음이란 무엇인가》 –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철학적 질문

죽음에 대해 고민하면, 삶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

내가 철학을 공부하면서도 유독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주제가 있다면 바로 ‘죽음’이었다. 왠지 그저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이게 될 것 같아서, 혹은 그 대답을 찾는 게 불편해서였을까. 그러던 내가, 셸리 케이건의 《죽음이란 무엇인가》를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모든 것이 바뀌었다. 이 책은 ‘죽음’이란 관념을 유난히 무겁게 여겨왔던 나를 가볍게 끌어당겼다. 마치 우리가 오랫동안 유혹당했던 미지의 세계로 한 발 내딛을 용기를 북돋아주는 듯했다.

죽음을 마주하는 삶의 철학

책의 첫 챕터에서 셸리 케이건은 독특한 질문을 던진다. “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가?” 나는 이 질문에 멈춰서 오랫동안 생각했다. 정말,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건 무엇일까? 그저 끝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섭기 때문일까, 아니면 우리가 알 수 없는 것 때문에 생기는 불확실성을 견디기 힘든 것일까? 한 가지 분명했던 것은 죽음을 사유하기 시작하면서, 나는 내 삶의 방향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는 점이다.

책은 단순히 죽음의 정의를 내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. 케이건은 영혼이라는 개념, 죽음의 윤리적 측면, 그리고 ‘불멸’에 대한 집착까지 하나하나 짚어낸다. 이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많았다. 그는 철학적 논의라는 틀 안에서 너무 높은 언어를 쓰기보다는, 독자가 조금 더 쉽게 이해하고 사고하도록 도와주었다. 이는 마치 한 스승이 제자와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는 듯 따뜻하고도 지적인 느낌이 들었다.

죽음을 이해하는 것이 삶의 방향성을 만들어준다

나는 중간쯤 책장을 넘기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. ‘우리의 죽음은 곧 우리 삶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거울일 수 있겠다.’ 내가 그렇게 느꼈던 이유는 케이건이 삶과 죽음이 결코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 한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.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데 있어, 그 사람은 과연 어떤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왔는지 묻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. 책을 읽던 중 나는 문득 내 가족을 떠올렸다. 여섯 살 딸과 세 살 아들,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배우자. 그들이 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, 그들에게 나는 지금 어떤 삶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었다.

삶의 의미를 다시금 질문하게 만든 책

이 책은 궁극적으로 나에게 새로운 질문을 남겼다. 나는 지금 나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? 혹은 ‘잘 사는 것’이란 결국 ‘잘 죽는 방법’을 고민하는 과정은 아닐까? 이 질문이 너무 섣부르다거나 무겁게 느껴진다면, 아마 이 책이 당신에게도 훌륭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. 철학을 전공한 내가 봤을 때도, 이 책은 단지 학술적 자료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. 가능하다면,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과 이 책을 통해 대화해 보고 싶다. 우리 모두의 삶과 죽음에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테니까.

그래서, 나는 또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. 죽음을 이해하려는 이 과정이야말로 삶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깊게 만드는 여정임을.